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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효와 사람의 관계는 아주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요. 얼마나 오래되었는지는 누구도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하나 제가 확실히 알려드릴 수 있는 건 음식을 발효시킨다는 것이 최근에 들어서 유행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에요. (예를 들면 콤부차, 콤부차, 콤부차...😂) 앞으로 발효와 인간의 역사 시리즈를 통해 조금씩 조금씩 알려드릴게요!

"술 취한 원숭이 Drunken Monkey" 가설

흥미로운 이야기를 해 드릴 건데요, 인류가 시작되기 전부터 우리는 발효된 음식에 끌렸다,라고 말씀을 드리면 어떤 생각이 드세요? 2000년 미국의 생물학자 로버트 더들리 박사가 드렁큰 멍키, 즉 술 취한 원숭이 가설을 제안했어요. 그 가설에 따르면 인류의 조상이었던 동물은 이미 그때부터 발효 과일을 먹고 있었대요. 다른 동물들도 다 먹었고요. 더욱 흥미로운 사실은, 너무 익어버린 과일에서 발생되는 알코올과 시큼한 냄새가 동물들을 유인했다는 점이에요.

사실 소량의 알코올 섭취는 단기 집중력을 높이고📈 감각을 예민하게 하며식욕을 증가하게 하기 때문에 동물들이 썩은 과일(=발효된 과일)을 발견하면 그 주위에서 더 찾아 먹었을 가능성이 높아요. 그리고 알코올의 이러한 효과(?) 때문에 우리가 알코올 섭취를 하면 음식을 찾게 되는 것인데요, 이 현상을 "아페리티프 효과"라고 한답니다. 식전주를 마시는 것도 같은 원리예요. (아페리티프 효과, 내 살 다시 가져가!😭)

 

사실 그 시대 동물들에게 있어 과일은 발효 여부에 관계없이 유일한 식량 공급원이었어요. 그리고 과일은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과일을 찾아먹는 동물이 승자였죠. 과일을 섭취할 수 있었던 동물은 다른 동물들이 얻지 못한 영양소와 칼로리를 얻었고 또 그렇기 때문에 번식활동도 보다 활발히 할 수 있었어요. 알코올을 따라가는 우리의 습성은 사실 거듭되는 진화를 통해 우리에게 전해져 내려온 것이라고 볼 수 있답니다. 약 천만년 전, 유전적 돌연변이로 인해 우리 조상의 알코올 내성 능력이 극적으로 증가되었고, 거기에서부터 안 그래도 끌리던 알코올에 대한 매력이 폭발했다고 해요. 그리고 이 특징이 인간을 다른 영장류와 구별하는 변화 중에 하나가 되었죠.

 

사실, 매우 흥미로운 가설이지만 아직까지 가설인 이유는, 이러한 이론의 정확성을 평가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에요. 이미 너무 오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하나하나 확인하거나 반박하기에는 무리죠. 하지만 확실 한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라는 사실!

 

오늘의 이야기, 재밌으셨나요?

다음번엔 발효와 인간의 역사 두 번째 이야기로 찾아올게요. :D

아페리티프 효과를 체험하시려면 오늘 식사는 맛있는 반주로 하시면 된답니다!😂